우리 도시 속 이방공간 (2011, 가을)
우리 도시 속 이방공간 문화/과학 67, 문화이론전문지, 2011 가을, 문화과학사, 247-259쪽 도시는 힘 있는 몇 사람의 정치인, 관료, 도시계획가, 건축가가 만든 ‘작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았던 오랜 ‘궤적’이며, 살고 있는 ‘현장’이다. 일단 만들어진 길과 집은 쉽게 변하지 않는 관성을 획득한다. 우린 사람의 수명보다 짧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지만 그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서울의 사대문 안에는 조선시대의 집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길과 집터는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발전이 어떤 임계점에 다다르거나 새로운 동력이 생기면 도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옛것 위에 새것이 겹쳐지기도 하고 이질적인 것들이 부딪치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 이론가들은 도시를 ‘펠림세스트’palimpsest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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