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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공간과 도시 (2000.01)

소비공간과 도시: 신도시 대형할인점과 문화이데올로기
Consumption Space and Urbanism:
The Hypermarkets in Korea's New Towns and Its Cultural Ideology 
大韓建築學會論文集 2000.1 161(통권 135
). pp.3-10.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Absract
As a rival of the department store and traditional marketplace. a new form of retail architecture has appeared in the Korea's new towns. Conceived as a new style of shopping environment, the hypermarket has urban and architectural features distinguishing them from the existing retail architecture. The paper examines the spatial logic of the hypermarket in relation to the history of retail architecture, consumer culture and urban spatial structure and discusses its underlying cultural ideology. The hypermarket can be seen as a fusion of a European retail type with the American suburb. It attempts to create a consumption space that offers middle-class a paradoxical experience, suburban life with urbanity. However, the idea of a fast-moving and mobile society begins to conflict with the idea of convenience in the Korean urban landscape. The replication of the hypermarket prototype in other cities accelerates the tension between the existing old urban fabric and motor transportation. The paper argues that more critical urban-architectural approaches are required for the planning and design of the large scale retail architecture in the dense Korean cities.

1. 서론

자본주의 도시에서 상점건축은 도시를 형성하는 중요한 건축유형이자 상품의 소비가 이루어지는 소비공간은 도시민의 생활양식을 반영하는 사회적 공간이다. 새로운 소비공간의 등장은 도시공간이 지니는 문화적 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90년대 후반 신도시에 등장한 해외할인점은 세 가지 점에서 한국 都市建築史 및 건축론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첫째, 할인점이 갖는 非都市的 특성과 복제생산 가능성이다. 이 글에서 非都市的(anti-urban)이라 함은 건축의 내부공간이 도시공간이 지니고 있는 연속성과 독립적이거나 이를 단절시키는 경우를 의미한다. 할인점은 자동차쇼핑을 전제로 한 건축이므로 街路와 밀접한 관계를 지녀왔던 전통적 상점건축과는 다른 공간논리를 보인다. 또한 해외할인점은 지역의 특징이나 문화적 상황보다는 전세계 판매점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규범을 바탕으로 건축된다는 점에서 복제생산의 가능성을 지닌다. 할인점이 도시공간에서 갖는 공공성은 경제논리 이상의 도시건축의 문제이다. 둘째, 할인점은 일상용품을 사고 파는 소비공간으로 설정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신도시라는 특수한 장소에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전통적 도시에서의 ‘판매, 구매의 장소’ 이상의 문화이데올로기를 내재한 ‘비일상 소비공간’이다. 이점에서 할인점은 한국도시의 사회문화현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대상이다. 셋째, 건축의 자율성의 문제이다. 대형상점건축 설계는 상업적 목적과 대중성을 지향하므로 건축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건축가에게는 소비공간에 대한 자신의 건축관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 앞에서 지적한 비일상 소비공간이 건축가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묻는 것은 90년대 한국 도시의 현상에서 당위성을 가진다.

90년대 후반 다국적 유통기업에 의해 한국도시에 세워진 할인점은 이에 대항하는 국내업체에 국수적 논리를 가장한 경제논의를 불러일으킨 바 있지만 건축학계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건축역사, 비평, 이론분야에서 대형상점건축은 대중문화의 표본으로 인식되어 깊이 있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건축계획 분야에서는 주로 상업건축에 관한 各論式 연구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심리학 연구에 국한되어 문화이데올로기를 내재한 대형상점건축의 연구는 중립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분석에 그치고 있다. 한편 국내의 문화비평계에서는 소비문제를 환경, 도시공간, 문화적 제도, 육체와 욕망, 언어와 담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연관하여 접근하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공간에 관한 문화비평은 물리적 환경에 대한 구체적 관찰과 기술을 결여하고 있어서 서구의 소비문화이론을 통해 건축을 피상적으로 보는 한계를 지닌다.
  
본 논문에서는 신도시에 등장한 할인점을 도시건축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90년대 한국 도시문화 현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연구는 세 가지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상점건축으로서의 할인점의 건축사적 조명이다. 신도시의 할인점은 자생적 건축물이라기보다는 20세기 후반 구미에서 原型을 수입한 것이므로 역사적 변천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소비공간에 관한 이론적 조명이다. 자본주의 도시에서 건축의 역할을 논하기 위해서는 소비문화에 대한 관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할인점은 탈근대주의에 등장한 유형이므로 건축사적, 계획적 범주를 넘어 90년대 이후 한국도시문화소비문화론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할인점의 건축계획, 내부공간분화 방식, 도시공간과의 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건축사와 소비문화론의 조명이 문헌 중심의 예비연구에 해당하는 반면 셋째 분석은 본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연구는 해외할인점과 국내할인점과의 경쟁이 처음으로 가시화된 일산신도시를 대상으로 하였다. 1996년에 개점한 까르푸와 마크로 두 해외할인점을 중심적으로 분석하고 같은 도시의 국내할인점과 백화점은 비교대상으로 다루었다. 분석은 건축도면, 사진, 신문기사, 건축관련 데이터, 관련인사와의 면담, 현장연구에 바탕을 두었다.

2. 상점건축과 도시

상점건축은 주거와 오랜 역사를 함께 하면서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공간 유형이다. 기록에 전하는 최고의 상점은 A.D. 110년경 로마의 트라얀시장(Trajan's Market)이다. 로마제국이 쇠퇴하면서 11세기 이후에는 유럽의 상인들은 도시에 정착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상점 위층이나 근처에 거주하기 시작한다. 제한된 장소로서의 ‘시장’과 거리를 따라 선형으로 확장하는 ‘商業街路’가 공존한 것이다. 그러나 고대의 상점의 모습은 중세를 지나 17세기말까지 변화 없이 유지된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려시대에 어용상점인 市廛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위치, 규모를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조선조 종로시전이다. 로마와 중세유럽의 상점, 종로시전의 공통점은 집합성과 개방성, 길과의 상호의존관계이다.

대형유리 제작이 가능해진 17세기말 유럽에서 이러한 상점의 개방성은 쇼윈도우와 함께 ‘시각’ 중심으로 전환된다.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사는 ‘장보기’와 자아를 과시하며 소비하는 ‘쇼핑’의 개념은 구별되기 시작한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도시의 상점은 두 가지의 다른 형태로 변모한다. 첫째는 상업가로를 수평으로 확장시키며 철골과 유리로 지붕을 덮은 아케이드이다. 브뤼셀의 갤러리 (Galeries St. Hubert, 1839), 밀라노의 갤러리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1865-77)는 현존하는 대표적 아케이드이다. 둘째는 상점을 수직으로 확장한 백화점이다. 파리에서 최초로 개장된 봉 맑셰(Bon Marche, 1852)는 정가제, 화려한 전시, 상품교환, 최소이익추구 등을 표방하며 성공을 거둔다. 아케이드와 백화점은 전통적인 상업거리에서 부르주아지 계층을 위한 소비공간으로 변모하였지만 전통적 도시공간조직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 건축유형은 근본적으로 보행자를 중심으로 길과 내부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였기 때문이다. 루이스 멈포드는 19세기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건축 중 유일하게 아케이드의 건축적 가치를 언급한 바 있다.

유럽이나 북미에서 상점과 길과의 관계는 슈퍼마켓, 할인점의 등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슈퍼마켓은 주거지역에 위치하여 주로 식품류를 주종으로 한 非耐久財를 판매하는 상점인 반면 할인점은 식품류 이외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耐久財를 판매하는 상점이다. 두 유형의 공통점은 1층 규모의 건물 전면을 대형 주차장으로 할애하는 것인데 이를 ‘스트립 개발(strip development)’이라고 부른다. 지가가 저렴한 북미의 외곽지역에서는 주차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통적 가로의 모습은 변형되고 건물과 길과의 상호의존관계는 이완된다. 전통가로에 대한 상점건축의 위협은 도시외곽에 들어선 쇼핑센터에 의해서 심화된다. 건축가 그루엔(Victor Gruen)은 내부화된 모조거리의 양측에 소형상점을, 거리 兩端에 대형백화점을 배치시킨 아령형 평면을 개발하였는데 이 평면은 여러 형태로 파생되었지만 기본골격을 유지한 채 50-60년대에 북미전역으로 파급된다. 교외형 쇼핑센터의 대부분은 2층 이하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거대한 옥외주차장에 에워싸인 모조거리는 길이 지니는 사회, 문화적 기능을 저하시키고 도시의 연속성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90년대 후반 ‘하이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신도시에 등장한 해외유통시설은 할인점, 슈퍼마켓, 백화점의 특징을 결합한 구미의 대형상점건축으로 한국의 도시상황에 적합하게 변형한 건축유형이다. 첫째, 북미할인점 형태가 취급하는 생활용품과 슈퍼마켓이 취급하는 식품류를 동시에 판매하는 시설이면서 하나의 단위체로 계획, 개발, 소유, 관리하는 새로운 상점건축의 유형이라는 점이다. 둘째, 지가가 높은 한국도시에 맞게 고층백화점처럼 판매공간을 수직화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도시의 할인점은 구미의 할인점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상점유형이다. 본 논문에서 ‘할인점(hypermarket)’을 해외유통업체나 국내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대형 할인연쇄판매점을 지칭하는 협의의 의미로 정의하며 도심의 개별 소형할인점이나 내구재만을 취급하는 북미의 할인점(discount store)과는 구분한다.

신도시의 할인점의 기능을 기존시설의 ‘혼성’이라고 규정한다면 도시와는 어떠한 공간논리를 설정하고 있는가? 북미의 할인점, 슈퍼마켓의 ‘스트립형’과 쇼핑센터의 ‘도시의 섬’ 전략을 절충한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공간논리에 내재하는 사회, 문화적 기능 역시 기존 소비공간의 혼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가?

3. 소비문화와 소비공간

상점으로부터 아케이드,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점, 쇼핑센터 등으로의 변화는 특정한 건축유형의 시대적 변화 이상의 도시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이 상점건축역사에서 드러난다. 때문에 해외로부터 이식된 신도시의 할인점을 이해하기 위하여 서구의 소비문화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특히 백화점, 쇼핑센터, 테마파크처럼 철학, 예술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소비공간으로부터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소비문화론은 이 연구를 위해서 필요하다. 소비공간의 도시건축적 해석을 통하여 문화비평을 시도한 사람은 발터 벤야민이다. 푸코가 감옥, 병원, 갈보집, 병영막사 등 非日常 공간을 통하여 유럽사회의 억압구조를 고발했다면 벤야민은 19세기 유럽의 대도시의 군중에 매력을 갖게된다. 맑스가 자본주의 상품에 대한 物神主義(fetishism)를 비판했다면 그는 아케이드, 백화점, 도시거리를 상품이 숭배되는 물신주의 현장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곳을 목적 없이 거니는 徘徊者(flaneur)들의 호기심과 꿈을 충족시키는 경관은 점차 표피적으로 변한다고 보았다. 벤야민은 자본주의 상품생산을 비판적으로 보았지만 대중문화의 미학적 가능성을 읽었다는 점에서 문화이론의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벤야민의 영향은 20세기 후반의 소비공간을 해석하는 이론으로 이어진다. 노동의 재생산의 한 부분으로 간주되었던 소비가 레저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게 된 것이 쇼핑센터라는 견해이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계층 격차는 이러한 사유화된 소비공간에서는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며 정치적 힘은 상품 앞에서 위력을 잃게된다. 합리적 쇼핑, 목적 쇼핑보다는 소비자들은 상징적 예식에 참가하는 新徘徊者(neo-flaneur)가 된다. 한편 쇼핑센터의 한 유형인 쇼핑몰은 소비와 레저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공항, 병원, 운동경기장 등의 다른 건축에도 확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술한 논의 중 소비와 레저의 통합, 소비공간을 통한 사회계층의 상징적 통합 등은 후기자본주의 영향에 있는 곳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소비공간의 보편성이 하나의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으로 이동할 때 도시문화와 같은 특수성은 생략되고 전달하는 문화권의 이데올로기가 전달받는 곳으로 이식되는 경향을 지닌다. 이점에서 북미와 유럽에서 먼저 실험된 할인점의 원형이 제 3세계에 이식될 때 그 기능과 의미는 달리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 할인점의 도시건축적 특성

1996년 일산신도시에는 전세계 판매체인 6위인 프랑스의 까르푸와 네델란드의 마크로가 하이퍼마켓 혹은 할인점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후 국내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수익을 올린다. 까르푸는 2000년까지 20개 이상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고, 전세계 판매체인 1위 월마트에 매각된 마크로 역시 10여 개 이상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다. 도전을 받은 국내 유통업체 역시 1997년 외환위기이전까지 새로운 할인점을 계획하거나 기존의 백화점건설 계획을 할인점으로 변경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해외할인점의 등장은 지금까지 잠재되었던 한국 중산층의 새로운 소비행태에 대한 갈망이 신도시 건설과 함께 가시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인파와 매연에 시달리면서 도심의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은 이제 값싼 제품, 다양한 상품, 넓은 매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할인점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가져다 준 것은 경제적 편의 이상의 중산층이 갈망하던 자동차 쇼핑행태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할인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읽혀진다. 첫째, 내부공간의 대형화, 적정화이다. 우선 까르푸와 마크로의 대지면적과 매장면적은 국내할인점 보다 큰 특징을 보인다. 특히 기준층 면적이 국내의 2배 정도로 대형화되어 있다. 매장 내의 통로 역시 국내 경쟁점 보다 넓게 설계되어 있다 (표1). 최소 영업성을 위해서 매장면적을 7,500M2(2,500평) 이상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전체 매장면적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으로는 최대화’, ‘수직으로는 적정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수직 적정화의 기준은 주차장이다. 까르푸와 마크로는 주차 1대당 매장면적이 국내할인점이나 백화점보다 낮을 뿐 아니라 주차방식에서 기존의 상점건축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일산까르푸는 지하1층, 지상5, 6, 7층에 고객주차장을 배치하고 지상2, 3, 4층에 매장을 두고 있다 (그림2, 3). 마크로는 지하1층, 지상1층을 매장, 지상2, 3층을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그림4, 5). 지가와 도시인구밀도가 높은 한국도시에서는 공사비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건물지하에 법정한도의 최소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해외할인점은 법정주차대수보다 많은 주차공간을 설치할 뿐만 아니라 매장에 근접한 곳에 주차장을 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주차장 위에 매장을 배치하는 기존 백화점과는 반대로 매장 위에 주차장을 설치하는 수직공간 분할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6). 이 방식은 주차로 면적이 확보되어야 하고 주차장에서 적정거리 이내에 매장을 배치해야하므로 주차장과 매장공간의 가치를 동등하게 설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개념이다. 까르푸의 경우 ‘上駐車 下賣場’의 수직분화는 입면에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일산신도시 해외할인점과 국내할인점 및 백화점 비교]
[해외할인점 국내할인점의 도시별 매장면적 비교]

둘째, 일산신도시의 해외할인점은 국내 경쟁업체와는 달리 개발, 계획, 설계, 운영, 관리가 하나의 회사에 의해 추진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기존 상업건축의 경우 최대규모로 건축물을 세우고 그 이후 임대상황에 따라 내부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산신도시의 E마트와 킴스클럽의 경우 건축물이 지어진 이후 입점한 경우이다. 반면 까르푸와 마크로는 건물전체를 사용, 관리함으로서 적정화, 합리화의 전략을 용이하게 세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다른 도시에 위치한 두 해외할인점의 매장 면적이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할인점의 경우 위치에 따라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표2). 이 전략은 외부형태에서도 나타난다. 내부공간의 주체가 단일화됨으로서 외부형태 역시 백화점과 달리 단순한 이미지를 추구한다. 건축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의 공간을 확보하는 기존 상업건축 개발방식과 비교하면 혁신적이다. 까르푸의 건축비용은 국내 백화점의 절반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표1). 지가, 건축비용, 구매력 등을 바탕으로 타당성조사가 이루어지고, 건축물은 이러한 합리적 분석과 공간전략에 따라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셋째, 상업가로로부터 독립이다. 할인점의 공간논리는 건축물의 내부계획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라는 더 광범위한 도시조직과 관련을 맺는다. 할인점의 영업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대형매장과 대형주차장이 필수적이다. 해외 유통업체가 선호하는 지역은 지가가 저렴하고 대형 필지를 조성할 수 있는 도시외곽지역, 신도시, 방치된 공업용부지 등이다. 도시로부터 이탈된 지역을 택할 수 있는 것은 주변상황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도시권역을 상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상황이후 외국계 자문회사들은 해외유통업계의 한국진출이 원활하도록 제도와 법령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정부에 간접적 압력을 가하여 정부가 자연녹지지역에 대형할인점 건축을 허가하기에 이른다. 까르푸와 마크로의 입지는 국내할인점, 백화점이 따르는 ‘역세권 공간전략’을 넘어선다. 까르푸의 위치는 일산신도시의 중앙을 관통하는 지하철노선에서 벗어난 곳이고, 주위는 중심상업지역으로 계획되었지만 아직은 미개발지역이다 (그림1). 까르푸는 보행자를 잠재적인 고객에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인접성보다는 자동차의 접근성을 중요시한다. 해외할인점이 국내할인점과는 달리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상점가로에서 이탈한 할인점은 건축물을 에워싸는 주변도로를 필요로 하지만 이는 보행자 접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순환로이다. 백화점과 달리 길을 향한 상품진열은 필요 없게된다. 마크로의 경우는 까르푸와 달리 절충적 특징을 가진다. 전면을 보행자가 인도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휴게공간을 설치하여 차량진입과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그림1). 그러나 월마트에 인수된 뒤 전면광장을 자동차 위주로 바꾼 점은 마크로의 절충적 건축설계가 자동차쇼핑의 초기전략과 상충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해외할인점이 목표하는 소비공간은 전통적 가로와 결별한 도시내의 새로운 유형의 공간이다. 관류하는 공간, 배회하는 공간이 아니라 구매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자동차를 타고 가는 목적공간으로 계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5. 도시문화현상으로서의 할인점

19세기 도시의 배회자를 현혹한 것이 상품이 진열된 백화점, 아케이드, 그리고 표피적 도시경관이었지만 상점건축은 여전히 도시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내부화되었지만 거리와 소비공간 사이에는 완전히 사유화되지는 않은 영역이 남아있었고, 벤야민이 묘사한 것처럼 무목적의 배회가 허락되는 곳이었다. 20세기 후반의 북미의 쇼핑몰 역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계영역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북미전역으로 쇼핑몰이 확산된 것은 서구사회가 지향했던 도회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통적 도시관과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자연관과의 절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밀집된 도심을 피해 교외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미국의 중산층에겐 도시환경을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쇼핑몰에서 몰(mall)은 전통적 상업가로를 모조거리로 복원한 것이다. 이점에서 쇼핑몰은 도시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이라기보다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도회성을 부분적으로 경험하려는 半都市的 현상이다.

그러나 신도시 할인점에서 나타나는 특성은 백화점과 쇼핑몰이 지니는 비도시적 특성을 절충하고 있다. 백화점 내부공간은 수직화되지만 저층부와 길과는 여전히 물리적, 시각적으로 관계를 유지된다. 길, 로비에서 시작된 움직임의 과정은 상층부의 통로까지 연장된다. 반면 할인점은 수직화되면서 저층부와 길과의 관계는 차단된다. 까르푸의 경우 1층의 대부분은 서비스 주차장으로 할애된다. 쇼핑몰이 주차장으로 섬처럼 고립되어 있지만 내부의 몰은 길의 수평성을 보상한다. 할인점의 매장은 계산대로 향하는 일방향의 구조로 시각적, 물리적으로 감시, 통제되는 공간이다. 할인점의 매장은 도시공간구조의 끝에 위치하여 가장 고립된 공간이다. 이점에서 백화점, 아케이드를 都市的, 쇼핑몰을 半都市的이라고 한다면 신도시 할인점은 非都市的이다.

할인점이 백화점, 쇼핑몰과 도시건축적 특성을 달리하는 것처럼 내재하는 문화이데올로기 역시 다르다. 19세기 백화점과 아케이드는 부르주아지 계급이 향유하는 도시문화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와 자동차가 없었던 19세기에 상품의 이미지는 도시공간이라는 물리적 매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대량소비와 도시문화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었다. 반면 쇼핑몰이 확산된 1950년대의 미국은 이미 영화, 텔레비전, 자동차, 주간잡지가 중산층이 일상에 깊숙하게 침투했고 주5일 근무, 전원교외주택이 보편화된 시기였다. 대량소비는 이제 탈도시화와 동의어가 된 것이다.

북미의 쇼핑몰이 자동차와 전원교외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면 할인점은 신도시와 중산층의 자동차 소유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여기에는 미국 대중문화를 동경하는 문화이데올로기가 첨가되어 있다. 신도시에 사는 직장인은 녹지에 둘러싸인 아파트를 나와 자동차를 몰고 도심의 직장까지 다니는 1950년대 미국중산층의 이미지를 이상적 삶의 양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할인점에서 일주일동안 필요한 물품을 사고 동시에 여가를 즐기는 삶은 신도시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생산현장은 도시, 주거는 자연’이라는 이원적인 개념이 한국 도시상황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어떤 문화이데올로기가 다른 문화로 이식 될 때 두 가지 속성을 지닌다. 첫째는 이데올로기와 연관된 물리적 배경은 생략되고 이미지화된다. 둘째, 이데올로기가 지닌 특수성은 보편적인 이론, 규범 등의 추상적인 형태로 전파되는 것이다. 특수성보다 더 짧은 시간에 강한 전파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추상화와 이미지화가 건축에 적용되는 현상은 탈근대주의의 양식이 제3세계에 전파되는 과정과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쇼핑몰, 할인점, 슈퍼마켓의 건축적 구체성이나 도시맥락은 소비시대의 대중에게는 무의미한 것이다. 반면 “한 지붕 아래에서 모든 것을” 같은 까르푸의 구호나 쇼핑을 즐기는 미국 중산층의 이미지는 대중에게 강한 힘을 발휘한다.

북미의 교외화와 대형상업건축의 근원은 급격한 도시화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도시의 논의가 시작되었던 19세기말과 20세기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면에는 도시 밀집과 혼잡이라는 전세계적인 현상이외의 인종갈등, 그리고 도시의 무한한 팽창과 이동이 가능한 미국의 특수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형상업건축의 비판과 대체수단에 대한 실험이 도심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대형상업건축을 제3세계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특수상황에 대한 고려는 생략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건축물의 결과를 통제하는 제도는 있으나 계획과 설계에서 공공기관, 건축가, 학계가 참여하는 논의기구가 준비되지 않은 한국에서 이러한 문화이데올로기의 효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일산신도시와 타도시와의 인구밀도 비교]
1989년 이후 개발된 99개 고층공동주택단지의 평균치
(자료: 백인경, 共同住宅團地 外部空間의 居住性指標 開發에 관한 硏究,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1998)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 전농동 중 4개 블록 평균치
(자료: 朴基造, 新都市의 空間計劃에 관한 硏究,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학과 박사학위논문, 1995)

일산신도시를 포함한 서울 근교의 신도시는 해외 유통업체의 입장에서 북미 건축유형을 수정하여 이식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일산은 한국의 대표적 계획도시이자 계획, 설계, 시공, 입주의 전 과정을 6여 년만에 끝낸 초고속 신도시이다. 일산의 주거밀도는 같은 시기에 건설된 서울의 다른 위성신도시의 평균밀도보다 낮고, 녹지면적 비율이 높아 전원도시라고 불린다. 서울시내에서 재개발되는 공동주택의 높은 밀도를 감안하면 일산은 양호한 주거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산의 밀도를 외국의 신도시와 비교하면 전원도시라기보다는 고밀도의 도시이다. 영국의 대표적 신도시인 밀톤 케인즈의 인구가 일산과 비슷하지만 면적을 감안하면 일산은 여섯 배 이상 밀도가 높다. 더 나아가 미국 교외주택지역과 비교하면 일산은 무려 열 배 이상의 고밀도 주거환경이다 (표3). 자동차 쇼핑은 미국의 교외보다 밀도가 열 배는 높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전원도시라고 불리는 신도시에서는 가능한 개념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새로운 주거 이미지를 생산해내고 있는 신도시의 인구는 수도권 전체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그곳에 등장한 할인점을 도시민 모두의 소비공간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은 수도권에 초대형 신도시의 건설이 당분간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점에서 대형할인점의 다른 도시로의 확산은 신도시에 최초에 이식된 과정보다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떠한 건축유형이 다른 물리적 상황으로 이식되기 위해서는 공식화된 유형으로 고착화하려는 경향을 지닐 수밖에 없다. 자생적으로 실험을 거쳐 만들어 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문화에서 어떤 유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태생한 도시에서 그 유형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할인점의 근원지는 북미와 유럽이지만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도시에 세워지는 대형상업건축물의 과정과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 런던 북쪽 주거지역 캄덴(Camden)시에 세워진 세인즈베리 슈퍼마켓은 비교할 만한 사례이다. 우선 지방정부 캄덴시, 건축주, 건축가의 관점과 의지이다. 건축주인 세인즈베리 체인이 대지에 슈퍼마켓을 세우려 하는 반면 캄덴시는 주거를 포함한 복합시설을 세우는 방침을 세운 점이다. 최종으로 선택된 니콜라스 그림쇼(Nicholas Grimshaw)의 안은 건축주와 지방정부를 모두 만족시키는 도시건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림쇼는 주로 넓은 대지에 기술적으로 복잡한 대형건물을 전문으로 하는 설계사무소이지만 이 경우 도시조직을 해석하고 이를 건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보행자와 자동차 접근을 이원화하고 이를 건축형태에서도 반영한 점은 소비공간이 상업적 목적과 공공성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7, 8). 또한 지방정부가 소비공간과 도시공간을 하나의 공적공간의 개념으로 설정하고 건축설계에 구체화시키는 의지를 가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소비공간이 공공성을 획득함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건축가들이 상점건축을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윤리적 당위성을 제공하고 있고 건축가 역시 작품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북미는 도시의 하부구조가 20세기 초반에 공고화된 곳이다. 그 곳에는 대형상점건축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상업적 목표를 공공이 통제하고 균형을 이루게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어 있다. 공공부분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민간의 자율에 맞기는 미국의 도시 및 건축 정책은 이러한 도시구조의 정립과 사회적 통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자율적 모델이 장기적인 도시 청사진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 들어올 때는 ‘기업활동을 위한 규제완화’ 등의 경제논리를 앞세운다. 공공기관이 민간 경제활동에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물리적 환경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동일시하는 경향을 최근 드러나고 있다.

6. 결론: 소비공간의 공공성

군사적 위험이 잠재된 휴전선으로부터 불과 30여km에 위치한 일산신도시에 상업자본주의의 첨병이 들어선 사실은 제한된 공간에 여러 지층의 도시문화가 얼마나 압축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시건축적 사건이다. 신도시의 대형할인점은 소비와 레저를 하나로 통합하는 새로운 도시공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없이는 불가능한 쇼핑과 소비공간으로부터 보행자의 분리는 길이 지니는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고비용의 도시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할인점은 기존 도시의 법령과 소비양식의 요구에 맞게 각색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새로운 도시공간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가족단위의 쇼핑과 자동차쇼핑을 위한 이상적 도시는 자동차가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도로망과 그 사이에 채워진 건축물, 이를 에워싸는 녹지로 삼분된다. 건축물과 길 사이의 경계영역은 벤야민이 그렸던 배회자가 한가로이 거닐 수 없는 곳이다. 길은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한 ‘연결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강조된다. 사회구성원과의 직접 만남이나 대화 없이도 서로의 일상, 문화, 가치를 인식하고 공유하는 사회적 공간이었던 길, 역사, 대중교통 내부공간의 의미는 변질된다. 자동차가 주는 신속성, 유동성, 효율성의 이면에는 사회계층의 불균형, 공간분화를 통한 계층분리 현상이 후기 자본주의 도시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는 사회적 정서가 내포되어 있다. 자동차가 지배하는 도시일수록 과거의 공공영역은 소외된 사람들이 남는 곳으로 전락된다는 사실은 미국의 도시의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

97년 한국의 인구밀도는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3위이지만 전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유일한 나라이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도시국가인 홍콩의 3배, 싱가포르의 3.6배에 이르는 초고밀도 도시이다. 도시구조와 문화적 배경이 이질적인 구미의 건축유형이 이식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내재한 도시문화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대형상점건축이 도시건축적 가치를 상실하고 대중문화의 키치 앞에 굴복하는 지금 도시전체의 모든 계층이 누릴 수 있는 소비공간의 패러다임을 찾는 실험은 여전히 정당하고 절실한 질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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