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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omad의 글쓰기

용산공원 어떻게 할 것인가 (2009.12)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전」을 심사하고 나서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 작품집, 국토해양부, 2009.12., pp.291-294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전」은 주한미군이 반환할 예정인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1가~6가 및 서빙고동 일원의 약 2,458천㎡의 대지에 국가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일반공개 공모전이다. 공식언어를 한글로 지정하여 국내공모전의 성격을 띠었지만 개인 및 법인이 단독 또는 팀으로 참가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참가의 폭을 넓혔다. 2009년 6월 24일 공모를 하고 약 4개월의 작업 기간을 거쳐 10월 12일 총 127개의 작품을 접수하였다. 주최 측은 조경, 도시, 건축, 문화예술분야의 전문가 12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였고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였다. 심사위원들은 10월 16부터 10월 18일까지 3일 동안 토론과 투표를 통하여 1등이 없이 2등 3작품, 3등 3작품, 가작 4작품, 입선 20작품 등 총 30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고, 국토해양부는 다음날인 10월 19일 수상작을 온라인으로 발표하였다.

최근 국내에서는 많은 현상설계 및 아이디어 공모전이 열리고 있지만「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전」은 다른 공모전과 달리 첨예한 정치, 경제, 사회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대상지인 주한미군기지를 공원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은 단순히 지역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용산기지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 열강이 각축을 벌였던 100여 년 전부터 외국군의 주둔지로 사용되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한반도 및 일본에 주둔한 미군의 각종 전략중추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치외법권이었던 땅을 되찾는 국민적 자존심과 수도서울의 정체성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2004년 한미 양국이 유엔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를 포함한 용산기지를 오산․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기지의 활용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오산․평택 기지 조성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구체적인 이전시기, 잔류지의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고, 이전에 따르는 비용역시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근지역의 토양 오염의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된바 있다. 향후 일제강점, 분단, 반미정서 등의 이념적 문제가 겹칠 경우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적 갈등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땅이다. 공모전이 진행되었고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대상지는 여전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도시의 이방지대로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본 공모전은 제한된 정보에 의존해 진행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공모전에 주어지는 프로그램 역시 응모자의 판단과 아이디어에 전적으로 맡기는 형식이었다.

둘째, 대상지는 초고밀도의 서울에 남아 있는 초대형 오픈스페이스로 개발 및 보존의 방향과 내용에 따라 주변지역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쪽으로는 철도차량 기지와 한강변에 인접한 지역을 국제업무지구로 조성하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연결하는 지역 역시 「용산링크」라고 이름이 붙여진 재개발 사업의 대상지이다. 동쪽으로는 한남․이태원․동빙고동 일대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를 주거단지로 재개발하는 계획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다.
북측을 제외한 세 방향으로 거대한 도시 재개발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계획의 실현여부와 방향에 따라 용산공원은 국가공원이라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구나 이전조성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용산기지의 일부를 민간에게 매각하거나 개발할 경우 국가공원으로서의 원래의 목적이 퇴색될 수도 있다.

12명의 심사위원은 이러한 특수한 조건을 감안 하되, 혁신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정하려고 노력하였다. 심사과정은 초반부에는 투표를 통하여 일정 수의 출품작을 탈락시키는 네거티브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다만 우수한 안이 초반에 탈락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탈락된 안을 살리는 일종의 패자부활전의 길을 열어 두었다. 후반부에는 심사위원 전원이 개별 안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토론한 후 우수작을 선정해나가는 포지티브방식으로 진행했다. 최종심사의 결과 2등작 3작품을 선정하였는데 아쉽게도 1등작을 선정하자는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2등작 (3점)은 대지의 해석, 자연과 인공구조물을 다루는 방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계획과 설계를 하기 이전에 다양한 이념과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유보적 접근’을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다. 「Evolving History(신용주 외)」와 「내재된 풍경(최종훈 외)」은 245만 평방미터의 거대한 땅을 한 번에 하나의 주체가 계획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여러 주체가 참여하자는 방안을 제안을 하고 있다. 「인프라포리스트 파크(윤웅원 외)」역시 남산에서 남쪽 대지경계선까지 인공 숲의 띠를 만들고 나머지를 단계적으로 공원화하자는 안을 제시하였다.

「Evolving History」는 공원계획에 앞서 “지울 것인가, 보존할 것인가”하는 역사도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침략과 피지배를 경험한 서울과 아시아의 도시의 특수성을 넘어 전 세계의 역사도시가 갖고 있는 보편해로 접근하였다. 이 안은 남북축으로 외곽-전이지역-중앙부 대상지를 구분하고 역사적 장소성을 서서히 복원하거나 지워나가는 물리적 계획수단으로 도시조직 (길-블록-지형)과 건축물을 이용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반포로, 서쪽으로는 한강로 이면에 인접한 미군기지의 기존 가로망과 건축물을 보존하되, 건축역사박물관과 같은 문화기반시설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외곽과 중앙부사이의 전이지역은 과거의 건물을 부분적으로 해체 및 재생하여 개방된 시민의 공공장소로 활용한다. 중앙부의 도시조직은 지우고 녹지축으로 전환하며 건축물은 해체하되 흔적은 남긴다. 구체적 공원의 프로그램은 이용자들에 의해 유동적으로 결정된다.

   비록 가설이기는 하지만 해체와 재생의 비율의 설정한 것은 공간적, 시간적 전이를 실현하는 전략적 대안이라고 하겠다. 「Evolving History」는 거대한 땅을 한 번에 결정하면서 야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도시건축 사업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자 한다. 이 안은 설명적이고 중복적인 정보를 과감히 생략하고, 핵심적 계획의도를 도면과 패널의 배치에서 명료하면서 풍부하게 표현하여 시각적으로도 돋보였다. 인공과 자연환경을 결합한 풍경은 섬세하고 서정적이다.

「내재된 풍경」은 용산기지가 담고 있는 역사의 흔적을 “내재된 풍경”으로 정의하고 미군기지는 빠르게 개방하되 공원을 만드는 과정은 느리게 하자고 제안한다. 또한 거대한 공원을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하지 않고 민족공원, 역사공원, 생태공원, 문화공원을 담는 커다란 그릇을 제안한다. 철조망과 높은 담장으로 에워싸인 기형적 도시의 일부이지만 용산기지는 당장 개방을 해도 쓸 수 있는 도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도로와 건축물을 분류하고 서서히 그리고 부분적으로 지워나가는 은유적 도구인 “작은 지우개”와,  5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설을 조성해나가는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Evolving History」와「내재된 풍경」은 공원의 골격과 영역구분이 다르고 각자의 인공구조물과 자연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기존의 도시조직과 구조물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존중하면서 단계적으로 공원을 만들어 나가자는 태도와 방법론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공원=자연이라는 오랜 등식에서 벗어나 ‘인공구조물’, ‘인공화된 자연’, ‘자연화하는 인공구조물’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두 안이 제시하는 단계적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용산기지의 현 상황을 정확히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보존과 재생을 위해서는 가치판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삶 또한 포용해야 하는 도시의 일부다. 용산기지는 어떤 성격의 주둔지인지, 어떤 구성원들이 있으며 삶의 방식은 어떤지를 파악해야 한다. 두 안이 신중한 접근방식을 제시하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이지 못한 것은 바로 본 공모전이 갖는 근본적인 취약성이라고 생각한다.

「Evolving History」는 중앙부를 자연을 정화하는 녹지로 제안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북측의 후암동길에서 남측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중심도로가 있다. 이 지역을 원초적인 자연 상태로 돌리고자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는 남산과 한강을 잇는 보행로의 가능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내재된 풍경」에서도 5단계의 실현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항공사진과 배치도 이외에는 어떤 공식적 정보도 갖지 못한 응모자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인프라포리스트 파크」는 앞의 두 안과 달리 전통적인 공원의 요소인 녹지축의 복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로 세로 10미터의 격자형 숲을 기본 모듈로 설정하고 이를 남북을 연결하는 숲의 띠를 제안한다. 숲을 제외한 나머지 땅을 7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광장, 수목원, 문화시설, 운동시설 등을 설치한다. 격자형 모듈에 심어지는 수종에 따라서 녹지축은 다양한 패턴을 형성하면서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녹지축을 재생한다. 그러나 기지내의 사령부, 병원, 도서관 등의 일부시설만 남기고 공원화한다는 제안은 매우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에 이를 기본계획에 반영할 경우 역설적으로 일시에 역사적 흔적을 지워버리는 주장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3등작으로 선정된「自然. 자연_꾸미지 않는 아름다움(홍근표 외)」「A Performative Park for a Landscape City (유걸 외) 」「DHZ (De-Humanized Zone) (유현준 외)」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DHZ (De-Humanized Zone)」는 기지의 외곽지역을 따라 40%만 공원화하고 나머지는 향후 50년간 사람이 살지 않는 상태로 이 땅을 유보하여, 후세들에게 결정권을 양보하자고 제안한다.

「A Performative Park for a Landscape City」역시 경계와 외곽부는 정비하되 녹지를 제외한 내부공간을 비워두면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전략과 비전을 설정하는 것이 물리적 계획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自然. 자연_꾸미지 않는 아름다움」은 이 땅이 지닌 역사적 상처를 애써 지우지 않고 서서히 치유해 가자는 전제하에 지울 것과 남길 것을, 계획가보다는 국민에게 맡기자고 제안한다. 세 작품은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기 보다는 일정기간 계획을 유보하면서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유도하자는 전략에 비중을 두었다는 커다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2등작 3작품과 3등작 3작품, 총 6작품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용산기지의 기존 건축물과 지형을 활용하면서 단계적으로 공원을 조성하자는 공통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이는 12인의 심사위원이 각자의 관점과 기준에 의해서 독자적으로 표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정 작품을 통해 용산공원의 실행방향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용산공원정비구역에 관한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여 의견을 모으겠지만 이번 공모전의 수장작품의 공통적 지향점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1등작이 없는 가운데 여러 수상작품의 내용을 선별하여 반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업일 뿐만 아니라 부분의 조합이 오히려 전체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수상작 중 6개 작품이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용산기지에 대한 해석과 실행전략을 수렴하는 것이 물리적 요소를 차용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50년간 급속한 성장의 결과 세계 최고밀도의 도시가 된 서울의 노른자 땅에서 용산기지는 외부의 변화와는 무관한 이방지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군사기지라는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각종 군사사령부 이외에도 미군 및 가족, 한국군, 한국인 고용인이 살고 있는 일종의 독립적 커뮤니티다. 병영이외에도 단독주택, 집합주택, 유치원, 초․등․고등학교, 도서관, 교회, 호텔, 대형마트도 있고,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체인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군은 북쪽의 메인포스트와 남쪽의 사우스포스트를 포함한 용산기지 전체를 용산개리슨 (garrison) 이라고 부른다. 군사적 용도와 거주의 용도가 결합된 일종의 수비도시의 개념이다. 담장 하나를 두고 안쪽에는 격자형 가로망, 미국의 교외주택지의 전원형 도시조직, 시대별로 지어진 저층형 건축물이 복합된 독립적 도시를 형성하고 이루고 있다. 특히 서울의 도심에서는 궁궐을 제외하고는 경사지가 대부분 원형이 훼손된 반면 이곳에는 구릉지 오픈스페이스가 비교적 잘 남아있다. 자연경사를 허물고 옹벽을 만드는 서울의 일반적 경사지 주거지와는 다른 풍경이다.

역설적으로 지난 개발시대에 이 땅이 반환되었더라면 한강과 남산을 가린 고층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수도 서울의 핵심부에 외국군대가 100년 이상 주둔하고 있었다는 역사적 상처와 자존심의 훼손, 그리고 서울에 공원과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일반론으로 이 땅을 원점으로 돌리거나 완전히 지우는 선급한 계획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남아 있는 시설물이 비록 개별적으로는 건축적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집합적으로 도시의 역사적 흔적을 지니고 있으며, 남아있는 구릉지는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자연적 지형을 복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휴식하고 뛰어노는 도심공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도시건축적 풍경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조선총독부를 헐어버림으로써 일제강점기의 치욕을 지워야한다는 단순한 발상의 결과를 이미 경험했다. 수치스럽고 아픈 역사를 오히려 드러냄으로써 미래지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유럽과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나치의 비밀경찰본부와 베를린장벽을 이용한「공포의 지형 박물관 (Topography of Terror) 」미술관, 맨해튼의 9.11테러의 잔재를 사용해서 만든 함선은 수많은 사례의 일부이다. 역사를 지워버리기 이전에 땅의 가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공모전은 「용산공원정비구역에 관한 종합기본계획」에 앞서 중요한 숙제를 던지고 있다. 첫째, 국방부와 외교부는 용산기지의 현황자료를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공유하도록 미국 측에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국가공원을 만드는 주체인 국토해양부와 도시계획입안권을 가진 서울시는 자료를 요구할 당위성을 갖고 있으며 이점을 충분히 미국측을 설득시켜야 한다. 현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면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비공식적으로 일정 범위의 자료를 이용하고 단계적 혹은 완전철수 이후 공개하는 대안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적절한 해외사례를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의 기지를 공원화한 사례는 구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디오(Presidio)를 1994년 공원화된 과정은 우선 순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프레시디오는 1776년 스페인군이 주둔한 이래 멕시코군 기지와 미군의 태평양 전초기지로 150년간 사용되어 왔었다. 공원 계획에 앞서 거대한 공원을 세분화하고, 치밀하게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자료화했다. 프레시디오의 면적은 1,480에이커(약 180만평)이며 500여개의 크고 작은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여 교육․역사․자연의 다양한 면모를 가진 명물 공원이 되었다.

둘째, 잔류지역의 범위를 빠른 시간에 결정하고 주변의 개발범위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드래곤힐스호텔 주변의 잔류예정지역은 용산기지를 남북으로 잇는 간선도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칫 공원이 남북으로 단절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상지의 일부를 매각하는 계획은 공원전체의 구조와 성격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안이므로 분명한 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 부처 간의 조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용산공원은 역사, 정치,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하나의 공원이 아니라 한국의 도시공간에 관한 첨예한 모든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도시공원의 역사에서 분기점을 그었던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는 작지만 영국의 ‘하이드파크,’ 파리의 ‘라빌레트 공원’, 베를린의 ‘티어가르텐’, 캐나다의 ‘다운스뷰파크’보다 큰 거대도시 속의  새로운 공원의 전형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본 공모전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용산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반론적 목적에 그치지 않고, 수상작과 이를 선정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반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종합기본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의 긴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면서도, 권한과 책임을 갖는 분명한 주체가 전체를 주도하고 조율할 수 있는 추진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