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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omad 건축 도시 이야기

건축에서 본다는 것 (2000.02) 건축에서 본다는 것 서울산업대(서울과학기술대) 강연 우리는 매일 일터로 나가거나 돌아오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다양한 이미지들을 대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소비된다.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존 버거 (John Berger)는 그의 저서 “보는 방법(Ways of Seeing)"에서 ”본다는 것은 선택이다.“ 라고 말한다. 즉 본다는 것은 수동적 반사행위가 아니라 의지가 수반되는 적극적 행위인 것이다. 현재와 같은 이미지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건축가들이 본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그 과정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건축에서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다른 관점이 있는가를 논의하기 이전에 회화와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 더보기
소비공간과 도시 (2000.01) 소비공간과 도시: 신도시 대형할인점과 문화이데올로기 Consumption Space and Urbanism: The Hypermarkets in Korea's New Towns and Its Cultural Ideology 大韓建築學會論文集 2000.1 16권 1호 (통권 135호). pp.3-10.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Absract As a rival of the department store and traditional marketplace. a new form of retail architecture has appeared in the Korea's new towns. Conceived as a new style of shopping environment, the hypermarket ha.. 더보기
소비문화의 함정과 한국 현대건축의 담론들 (1999.10) 소비문화의 함정과 한국 현대건축의 담론들 이상건축, 9910, pp.146-149. 건축에 ‘문화’라는 단어가 붙는 시대, ‘제도사’, ‘설계사’란 이름 대신 건축가라고 불러주는 시대, 건축가의 일대기가 대중매체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고, 해외초청 건축가의 강연회를 가득 메우는 젊은 건축도의 열정, 각종 건축공모전과 워크샵의 열기, 미달 없는 117개의 4년제 대학 건축학과, 99개의 2년제 대학 건축학과, 건축의 최대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던 건축잡지가 재정악화로 폐간되는 상황에서도 십 여개가 넘는 건축잡지를 유지해오는 사회. 적어도 한국건축계는 가시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경제위기로 건축설계시장이 극도로 좁아진 상황의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처럼 기이한 현상은 건축이 수.. 더보기
90년대 말의 한국 건축계와 서울건축학교 (1999.10) 90년대 말의 한국 건축계와 서울건축학교 1980년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건축계에서는 기존의 학연중심의 건축회합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건축동인단체가 등장했다. 나는 이 시기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 목적과 활동을 자세히 접하지 못하였다. 때문에 서울건축학교가 과거의 건축 사회운동과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태동하였는지에 대하여서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건축학교에서 뚜렷한 특징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점은 건축인의 대부분이 공감하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활동이 건축과 건축가의 위상, 건축의 사회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긴 하였지만 구체적으로 실천되지 못한 반면 서울건축학교는 비록 제도화된 교육기관의 모습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교육'이라는 형태로 실험을 .. 더보기
이데올로기를 함축한 일상의 소비공간 (1999.07) 이데올로기를 함축한 일상의 소비공간 (삶과 시장2: 시장의 지리 공간적 특성) 교수신문, 1999.7.19, 제161호 '시정잡배(市井雜輩)'라는 말이 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상행위에 대한 뿌리깊은 비하의 태도가 배어 나오는 말이다. 질펀한 시장바닥에서 고함치며 호객하는 사람들,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싸우는 사람들, 쏜살같이 밥 나르는 밥집아줌마, 술에 만취하여 비틀거리는 사람들... 그러나 시장은 도시 뒤편에서 펼쳐지는 일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公的空間이다. 주거건축과 오랜 역사를 함께 하면서도 原型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공간유형이지만 시장은 건축역사와 이론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위해한 대상으로 간주되는 경향마저 있었다. 상업건축을 저급문화로 폄하하는 건축학계의 엘리티시즘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 더보기
무한경쟁시대의 建築家像 (1999.07) 무한경쟁시대의 建築家像 서울건축사신문 논단 1993년 영화 “외설한 제의 (Indecent Proposal)"에서 건축가 우디 해럴슨은 백만 달러의 돈 때문에 아내 데미무어를 갑부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하룻밤 빌려주는 제의를 받아들인다. 이 영화에서 우디 해럴슨은 90년대 이전 미국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는 건축가像과 사뭇 다른 점을 보여준다. 건축가는 흔히 시간과 돈이 많아서 염문을 뿌리는 주인공이나 사회와 타협하지 않는 에고이스트로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하는 건축가 모습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건축가들의 현실은 영화 ”외설한 제의“에서처럼 명예와 부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건축교육과 실무를 연구한 로버트 거트만교수에 의하.. 더보기
태평로의 춤 (1999.06) 태평로의 춤: 로댕 갤러리 글래스 파빌리온 Choreography on Taepyungro: Rodin Gallery - Glass Pavilion 백년전쟁이 계속되고 있던 1347년 8월 3일 계속된 영국군의 공격 앞에 프랑스의 항구도시 깔레는 무릎을 꿇는다. 영국왕 에드워드 3세는 시민 지도자 여섯 명에게 밧줄을 목에 메고 맨발로 깔레의 열쇠를 바치게 명령한다. 항복의 공포와 굴욕에 잠겨있는 군중을 헤치고 이들은 시장에서 출발하여 영국군 진지를 향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걸음을 내딛는다. 죽음의 공포보다는 앞으로 견뎌내야 할 고난 때문에 우스따쉬 드 쌩 삐에르(Eustache de Saint-Pierre)는 머리를 숙이고 눈을 반쯤 감은 채 걷는다. 그의 왼쪽에 열쇠를 잡은 쟝 데르(Jean d'A.. 더보기
소비문화와 자동차 (1998.12) 소비문화와 자동차, 일산신도시의 대형할인점 Consumer Culture and Automobile: Hypermarkets in Ilsan New Town 대한건축학회지 98년 11월호 기고 새로운 소비공간과 소비행태 1996년 일산신도시에는 전세계 판매체인 6위인 프랑스의 까르푸와 네델란드의 마크로가 하이퍼마켓(hypermarket) 혹은 할인점(discount store)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까르푸는 개장 한 달만에 국내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수익을 올린다. 까르푸는 2000년까지 20개 이상의 매장을 개장하려고 계획하고 있고, 전세계 판매체인 1위 월마트에 매각된 마크로 역시 10여 개 이상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할인점과 국내 할인점과의 경쟁 때문에 소매점이 점차 사라진다는 .. 더보기
동숭동의 도시조직과 문화읽기 (1998.10) 동숭동의 도시조직과 문화읽기 대한건축학회지 98년 10월호 기고 동숭동과 문화 ‘문화의 거리’, ‘문화공간’ 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니는 동숭동은 여러 차례 他 건축지에 ‘대학로’란 題下로 다루어진바 있다. 동숭동을 이해하기 위하여 왜 ‘문화’라는 무형의 개념과 ‘거리 혹은 공간’이라는 물리적 실체를 연계시켜야만 하는 것일까? 이번 비평특집은 도시와 문화라는 범주에서 동숭동의 건축을 이해하고자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 질문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목욕문화’, ‘행락문화’, ‘예약문화’ 등 우리사회가 만들어낸 무수한 ‘문화의 各論’에 비추어 볼 때 ‘문화의 거리’라는 고착화된 문구에서 ‘문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영어권에서 사용된 ‘문화(culture)’ 라는 어휘의 역사를 추적한 레이몬드 .. 더보기
보는 도시, 읽는 도시 (1998.10) 보는 도시 읽는 도시 건축인 POAR 9810, pp.54-56. 까밀로 지떼(Camillo Sitte)에 대한 알도 로시(Aldo Rossi)의 비판은 현대 건축가가 갖고 있는 都市觀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떼는 격자형 도시구조를 미학이 배제된 기술적 산물이라고 비판한다. 그가 이상으로 삼은 도시의 모습은 중세도시의 불규칙한 길이나 광장 같은 부분적인 요소였다. 로시는 지떼의 관점은 도시가 지니는 총체성을 단순히 인식(Legibility)의 문제로 격하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시의 유형분석은 도시에 대한 공통분모를 도출하였다기보다는 자기언어구축을 위한 실험으로 귀착된다. 로시에게 도시는 건축언어를 찾을 수 있는 개인적인 “사전”이었던 셈이다. 다만 로시는 도시의 질서를 피상적 형태나 이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