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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omad 건축 도시 이야기

건축과 언어 (2001.10) 건축과 언어: 1960년대 이후 서구건축의 이론과 실험 인문언어(Lingua Humanitatis) 제2집, 2001.10 제1권 2호, pp.107-121.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1. 머리말 1960년대 후반 영미의 건축학계는 20세기 전반기에 건축계를 지배해 온 근대건축을 비판하고 새로운 건축을 모색하게 된다. 거장건축가들의 전성기가 지나면서 미국에서는 자본, 기술, 조직을 바탕으로 한 기업형 설계사무소가 등장하였다. 이들은 1920년대 근대건축의 아방가르드 운동과는 달리 절대적 건축의 원칙을 내세우지 않았다. 자본주의 기업이론을 도입하여 건축주의 요구와 현장의 문제를 중요시하는 경영기법으로 전환하였다. 한편 학계에서는 유럽대륙의 인문학과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 학구적 건축이론 등장하였고, 이.. 더보기
내가 권하는 건축 고전 (2001.03) 내가 권하는 고전, 건축을 향하여 建築: 大韓建築學會誌, 2001.2 Vol.45, No.3, pp.72-73. 1923년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아방가르드 잡지 L'Esprit Nouveau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다. 이 책이 바로 20세기 건축에 가장 영향을 준 건축서이면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축을 향하여”이다. 이 책은 1946년 영어로 번역되면서 형용사가 하다 더 붙어 “새로운 건축을 향하여(Towards a New Architecture)”로 출간되었다. 코르뷔지에는 이 책을 쓰기 전에 몇 개의 작품을 완성했지만 그의 역작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의 건축 활동의 전기라는 점에서, 오랜 건축활동의 잠복기를 거친 시기라는 점에서 이 책은 그의 건.. 더보기
아시아의 偉大한 길 (2001.02) 아시아의 偉大한 길 Great Asian Streets, 싱가폴 국립대학교 건축대학 심포지엄 建築: 大韓建築學會誌, 2001.2 Vol.45, No.2, pp.62-65. 길은 무엇인가? 건축이 도시로 드러나는 곳, 도시에서 건축으로 들어가는 경계가 길이다. 그러나 길은 결코 건축을 채우고 남은 도시의 빈 공간이 아니다. 길은 일상이 펼쳐지는 사회적 장이다. 일터로 나가기 위해 우리는 길은 거쳐야만 한다. 그 곳에서 우리는 같은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과 만난다. 대화를 비록 하지 않더라도 서로가 공유하는 사회, 문화적 코드를 나누고 습득한다. 길은 상업공간이다. 고대이래 길의 발달은 상업의 발달과 역사를 같이 했다. 동서를 막론하고 길이 뻗어나가는 곳에는 의례 상인들이 그 뒤를 따랐다. 길은 정치의 공간.. 더보기
雲從街의 건축과 역사 (2000.12) 雲從街의 건축과 역사 서울 도시와 건축 (Seoul Architecture and Urbanism), 서울특별시, 2000.12 종로는 서울의 중심을 동서로 가르는 약 2.7km의 길이다. 사대문안에는 옛길이 많이 남아 있지만 종로의 역사에 견줄 바가 아니다. 종로는 조선시대 성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설치된 연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중에서도 종로1가 부근은 사람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雲從街라고 불리었다. 조선초 종로1가에서 종묘앞, 창덕궁앞에서 종로3가, 종각에서 광교까지의 길 양편에는 시전행랑이라고 불리는 어용상점들이 들어섰다. 시전상점 하나의 규모와 형태는 당시 궁궐, 관아, 종묘, 사직에 비해 작고 초라했으나 행랑의 집합적 가로경관과 그 곳에서 펼쳐지는 일상은 수도 서울의 모습 그 자.. 더보기
왜 도시를 말하는가? (2000.10) 왜 도시를 말하는가? 건축문화 2000년 10월호 “강경발견”은 제주와 무주에 이은 3번째의 서울건축학교 여름 워크숍이다. 모두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제목에서 보듯이 도시를 관찰하고 해석하려는 공통점을 지닌다. 건축가들의 도시에 대한 이러한 집단적 관심과 운동을 어떤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을까? 도시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워크숍의 속성 때문인가? 구제금융 이후 건축계가 처한 돌파구로서 도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인가? 아니면 오랫동안 잠복해 왔던 한국건축의 본질적인 문제가 비로소 가시화 되는 현상인가? 그리고 이러한 한국건축계의 도시건축운동은 세계적 흐름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많은 건축인은 강경발견의 과정과 결과 못지 않게 이러한 질문을 갖는다. 나는 지난 8월 강경발견 크리틱에 참여.. 더보기
Local Strategic Places and Global Spatial Structure (2000.08) Local Strategic Places and Global Spatial Structure: Revitalizing Yangpyong, Korea The 9th International Conference of Planning History Helsinki Espoo, Finland, August 20-23, 2000 Sung Hong KIM, The University of Seoul Introduction The tension between a megalopolis and its satellite towns is one of the distinctive products of the modern transformation of the city. The problem is more critical in.. 더보기
건축설계비 이대로는 안된다 (2000.07) 건축설계비 이대로는 안된다 서울건축사신문 건축논단, 2000.7.16 (제 190호) 최근 건축계에서는 건축사법시행규칙 개정, 건축교육제도 및 인증문제 등이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와 형식의 문제 이면에 도사린 가장 절실한 문제는 건축설계비일 것이다. 건축사의 방패막 구실을 해왔던 보수요율이 사라진 지금 과연 설계라는 전통적 업무를 가지고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자조와 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는 보수요율을 공정거래에 반하는 일종의 카르텔로 규정하였지만 과거에도 건축사들은 오율 보다 턱없이 낮은 설계비를 받아왔다. 공공건축물의 설계비를 산정하는 기준의 구실이라도 해왔던 요율이 사라진 지금 공정한 거래체제가 되었다고 믿는 건축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건축계에서는 건축인.. 더보기
이어지는 場所, 楊根里 (2000.03) 이어지는 場所, 楊根里 99楊平00, AC Files No.1, 산업도서출판공사, 2000, pp.58-67. 楊平은 어디인가? 중앙선, 태백선 열차를 타고 청량리로 상경하는 경상도와 강원도 사람들에게 양평은 서울에 이르기 전의 마지막 정차역이다. 강원도나 충청북도 내륙에서 6번이나 37번 도로를 타고 서울로 가는 사람에게 양평은 길을 잃고 한 번쯤 들어가 보는 소읍일 것이다. 포구가 사라지기 전에 뱃사람들에게는 탁주로 목을 축이고 하룻밤 묵어가던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서울 사람에게 양평의 知覺地圖는 뒤로는 산을 기대고 앞으로는 남한강을 바라보는 양근리나 공흥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용문산 국민관광 단지나 양평콘도를 가기 위해 지나치는 곳, 피라미드, 스핑크스, 쥬라기공원, 비행기 모양의 카페,.. 더보기
일산신도시 산책 (2000.02) ono일산신도시 산책 Strolling about in the Ilsan New Town 建築士 기고 서울에서 일산신도시를 가는 길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는 경부고속도로만큼이나 넓게 뚫린 자유로를 달려가다가 호수공원을 지나 일산신도시를 횡단하는 백마로로 들어서는 것이다. 둘째는 수색이나 구파발에서 능곡을 경유하여 국도로 일산신도시의 북측 뒤편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셋째는 전철3호선을 타고 구파발, 화정을 지나 일산을 동서로 종단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길은 일산신도시에 사는 사람이건 방문하는 사람이건 잘 알고 있으나 네 번째 방법을 알고있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다고 해도 서울을 출퇴근하는 신도시사람에게 조차 인기가 별로 없는 길이다. 서울역에서 한 시간 마다 떠나는 열차를 타고.. 더보기
建築士와 공공기관 (2000.02) 建築士와 공공기관 서울건축사신문 논단 최근 한 건축전문지에는 건축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내용이 게재되었는데 이목을 끈 문항은 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을 묻는 것이었다. 설문에 응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지목한 것은 한국건축계의 잠재된 문제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회적인 표현으로 공공기관의 도덕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건축행정의 일선에 서 있는 사람들과 건축인의 갈등은 우리 사회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법칙을 만들고 지키는 문화를 가지지 못한 데에서 기인하지만 그 이면에는 뿌리깊은 기술천대의 행정권위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관료사회와의 주종관계가 변화하지 않고서는 건축인이 바라는 건축문화는 요원하다. 이를.. 더보기